“한걸음 뒤로 물러 인생의 소중함 느끼겠다”
“한걸음 뒤로 물러 인생의 소중함 느끼겠다”
  • 이재형 기자
  • 승인 2019.06.12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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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승 의원, 의원직 상실 위기에 심경 토로

지난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구 편입 예상 지역에 의정보고서를 배부한 혐의로 항소심에서도 당선무효형(원심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은 장기승 아산시의원이 12일 제213회 제1차 정례회 제1차 본회의에서 신상발언 기회를 통해 심경을 토로했다. 

장기승 아산시의원이 본회의에 앞서 신상발언으로 심경을 토로했다. (사진제공 : 아산시의회)

장 의원은 "오늘 발언이 정치 인생에 마지막이 될지 모른다는 참담한 심정에 송구스럽고 죄스러운 마음으로 섰다"며 "의회민주주의를 주창하는 정치인으로 본인의 정치 생명에 대해 말이 많은 것 같아 모든 것을 밝히는 게 정치인 도리인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선거법 위반으로 항소심에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았다. 지난 충남도의회 교육위원장으로 의정보고서를 제작해 신문 배달을 통해 배포했는데, 편입예정지역에 배포된 것만을 짚어 시의원선거에 영향을 준 사전선거운동이라 했다"며 "변호인은 의정보고서 배포 위반은 보이지만, 사전선거운동은 아니라고 무죄를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든 것이 본인의 불찰로 사법부의 판단은 당연히 존중돼야 한다. 정치인으로 사형선고를 받은 몸이지만, 다시 한 번 기회 주장을 위해 대법원에 상고했다"며 "형의 집행까지 지루한 시간이 흘러야 하고 살아 돌아올지 죽어 시체로 돌아올지 그 누구도 알 수 없지만 최선을 다하고, 그래도 안되면 여기까지가 내 복인가 생각하겠다"고 의원직 상실 위기에 놓인 작금의 심경을 밝혔다.

장 의원은 "아산과 충남, 나아가 대한민국의 울퉁불퉁하고 굴곡진 것을 평탄하게 바로 잡고, 힘없고 억울한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덜 억울하도록 하고자 했던 동네골목정치인 본인의 꿈은 이제 바닷가의 파도처럼 산산이 흩어져 가는 것만 같다"며 속내를 내비친 뒤, "서서히 퇴장을 준비하지만, 누군가 해야 할 이런 일은 이제 선·후배 의원들께서 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호소했다.

우선 그는 "의원들끼리 싸워봐야 별 볼일 없듯 정체성과 이념과 가치관이 다르면 함께 살진 못해도 서로가 공조 할 순 있어야 한다"며 "그런데 아산은 아귀다툼에 생각이 많았다. 아산 발전과 시민이 평안한 일이라면 서로 협의하고 상의해서 시민들이 눈살 찌푸리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 의원들 본분으로 잊지 말았으면 한다"고 동료의원들을 향해 당부했다.

이어 집행부 공직자들을 향해선 "아산의 공직자들은 참으로 인정 많고 듬직한 분들이 많다. 그러다보니 정에 기울어 가끔 공직자 본연의 역할을 착각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며 "공무원은 일로 승부를 내야하는데, 안타깝게 일부는 시장의 입과 눈만을 바라보면서 일하는 분이 있는 것 같다"고 씁쓸해했다.

그러더니 "공직자는 맡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때 자신의 만족감 및 보람과 주변으로부터 인정을 받게 되고, 나아가 시민 행복과 아산 발전은 뒤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당부했다.

덧붙여 "감히 사형선고 받은 정치인이 주제넘게 발언했으나, 이제 서서히 정치 무대의 장막 뒤로 퇴장을 준비하고자 용기냈다"며 "새로운 의원을 꿈꾸는 분들도 성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조금 기다리는 것이 서로 갖춰야 할 예의이자 미덕이라 생각한다"고 속내를 토로했다.

한편 그는 신상발언을 마무리하면서 "농부는 가뭄에 비가 오길 기대하고, 길 가는 나그네는 날씨 맑길 기대하며, 뽕 따는 아낙네는 날씨가 흐리길 기대하면서 하늘을 바라본다는 말이 있듯, 서로가 바라고 희망 하는 것이 다를 수 있다"며 "거친 바람도 끝이 있듯 힘든 시기도 언젠가 끝날 것이라 생각하면서 한걸음 뒤로 물러서 인생의 소중함을 느끼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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