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직 상실 장기승,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것이 세상 이치”
의원직 상실 장기승,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것이 세상 이치”
  • 이재형 기자
  • 승인 2019.09.01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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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임 다하지 못해 송구… 아산 위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
장기승 전 의원의 현직 발언 모습(사진제공 : 아산시의회)
장기승 전 의원의 현직 당시 발언 모습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벌금 150만원)을 받았던 장기승 전 시의원이 지난달 29일 대법원 상고 기각 결정에 의원직이 상실되며 "비록 저는 꽃을 피우지 못했지만, 다른 정치인들은 꽃을 활짝 피우고 지길 바란다"고 회고했다.

장 전 의원은 지난달 30일 '무겁고 힘들었던 공인의 짐을 내려놓으면서'란 제목의 언론 보도자료를 통해 "새벽부터 날씨가 꾸물꾸물 하더니 소나기 같은 비가 쏟아지는 날에 하늘도 울고 땅도 우는 것만 같은 기분이다"며 대법원 기각 결정에 속상함을 토로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오전 조상님의 영혼이 모셔진 할아버지 산소에 가서 인사드리고 산속에서 초조한 마음으로 변호인의 연락을 기다렸다"며 "많은 생각에 잠겼지만, 그동안 공인으로 사익을 위한 일이 아닌 부끄럽지 않게 정치를 해왔다고 위안을 삼으며 조상님들께 머리를 조아려 인사를 올렸다"고 재판 과정의 고됐던 심정을 도려냈다.

그러더니 재선 도의원과 시의원을 지내 온 지난날을 거론하며 "선출직 공직자로 무거운 짐을 양 어깨에 짊어지고 힘들고도 어렵고 바쁘게 최선을 다해 아산과 충남을 위해 달려왔다"며 "이제 모든 공직을 내려놓고 자연인으로 돌아가 그동안 살피지 못했던 가족, 친구들, 주변사람들과 어울린다"고 시민들에게 송구스런 마음을 전했다.

이어 장 전 의원은 "달리기 하다 결승선 앞에서 넘어진 기분이다. 그러나 내 인생에 쉬웠던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며 "새로운 세상에 대한 두려움과 떨림도 있다. 이젠 공인이 아닌 사인으로 다른곳에서 어떤 일을 하더라도 지역과 국가발전을 위해 내가 처해진 위치에서 한 알의 밀알이 되도록 할 것이라 다짐한다"고 앞으로의 계획도 밝혔다.

장 전 의원은 "많은 생각이 교차된다"며 선후배·동료 정치인들을 향한 의미심장한 말을 술회해 눈길이다.

그는 "생자필멸(生者必滅)이라 했다. 살아있는 것은 언젠가 모두 쓰러진다는 뜻이다"며 "비록 저는 꽃을 피우지 못하고 쓰러지지만, 다른 정치인들은 꽃을 활짝 피우고 지길 바란다. (정치인들이) 영원할 거라는 착각이 있지만 언젠가 모두가 가는 것이다"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황명수·이진구 전 국회의원님을 지근거리에서 모시며 배울 때 하시던 말씀 중 '선거는 죽기 살기로 하지만 절대 고소·고발은 하지 말아라'였다"며 "이는 언젠가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것이 세상 이치란 말씀으로 가슴에 새기며 정치를 해왔는데 이젠 깊은 고민을 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는 작금의 사태 관련 불쾌했던 심정을 우회적으로 토로했다.

장 전 의원은 마무리 발언에선 "정치인이 해야 할 말을 못한다면, 정치판에 있을 이유가 없다. 지도자는 철학과 소신과 사색이 있어야 할 것이다"며 "이 눈치, 저 눈치 보면 본인의 영달을 위해 끼웃거리고 아첨하는 그런 정치는 하지 말자"고 (선후배·동료 정치인들을 향해) 당부했다.

덧붙여 "정치는 생물이라고 한다. 야당 정치인의 길은 험난한 가시밭 길 같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며 이제는 무대 밖으로 퇴장한다"며 "시민들께서 주신 소임을 다하지 못하고 중간에 퇴장 하게 돼 진정 죄송하고 송구스럽다. 거듭 사과의 말씀을 (시민들께) 다시 드리며 아산과 충남 그리고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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