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대상자 명단에 오른 더민주당 아산시의원들 ‘망신’
수사 대상자 명단에 오른 더민주당 아산시의원들 ‘망신’
  • 이재형 기자
  • 승인 2019.09.16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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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의회 의원 간 고소 난무…당파 싸움 점입가경

홍성표 아산시의원이 동료 의원 다섯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시초로 의원 간 맞고소 사태까지 번진 당파 싸움이 점입가경인 가운데 더민주당 8명의 시의원들이 아산署의 수사 대상자 명단에 올랐다.

아산서 수사대상자 명단에 오른 아산시의원들
아산署 수사 대상자 명단에 오른 아산시의원들
(왼쪽부터)김영애 의장, 김희영·최재영·홍성표·이상덕·조미경·김수영·안정근 의원

특히 아산署는 대의기관인 의원 상대 조사에 대한 부담감 등 수사중인 상황으로 사건 관련 언급을 자제하고 있는 가운데 명예훼손 혐의 정황상 '혐의없음(증거불충분)' 결과 추측 여론이 지배적이면서도 대외적 망신을 자초한 의회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눈총이 거세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6월 20일 문화관광과의 의회 복지환경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 '아산시 자전거 이용 활성화 시설' 운영 관련 민간위탁 (주)어울림 L 대표 출석을 요구했지만 불응하고, 장기승 전 의원(한국당)이 "복기왕 전 아산시장 재임시절 초등학교 동창 L씨에게 31억2천100만원 규모의 혈세를 수의계약으로 준 특혜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비롯됐다.

당시 특혜 의혹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L 대표의 대변자로 홍성표 의원이 나서 언론인들에게 반박 보도자료를 제공하는 '행감 방해' 등으로 동료 의원 간 갈등의 불씨를 지피게 된 것이다.

문제는 의회 내부에서의 신경전이 아닌 타 기관인 수사기관의 힘을 빌리게 된 동기에서 출발됐다.

행감 방해 등의 상황에 분개한 한국당 의원 일동은 기자회견을 통해 (홍성표 의원에) 일침을 가했고, 이에 맞서 홍 의원은 '명예훼손' 혐의로 동료 의원 다섯명(한국당)을 아산署에 고소했다.

그러자 한국당 장기승 전 의원을 비롯해 전남수·심상복·맹의석·이의상 의원들은 명예훼손 혐의의 피고소인 신분이자 수사 대상자로 아산署의 조사를 받았다.

그런데 피감업체의 L 대표를 대변해 당파 싸움의 갈등까지 번지게 했던 홍성표 의원이 지난 2014년 11월 17일부터 올해 3월 30일까지 피감업체(L 대표 회사)에서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역임했던 사실까지 드러났음에도 고소를 취하하지 않고, 같은 당(민주당) 의원들도 '남 일 보듯'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자 한달이 흐른 지난 8월 16일 맞고소에 이른 것이다.

한국당 의원들은 지난 7월 2일 더민주당 의원 일동으로 언론사에 보낸 보도자료를 문제삼아 "무책임한 정치공세, 의혹 부풀리기, 공무원을 향한 갑질, 동료의원에 대한 폭력 행위, 적폐 자행 등 하지도 않은 행위를  한국당 의원들이 했다는 무책임한 공개 보도자료를 묵과할 수 없다"고 명예훼손 혐의를 주장하며 맞고소를 감행했다.

다만, 더민주당 의원 중 황재만·김미영 의원의 경우 동료 의원 고소로 인한 대외적 망신에 유감을 표하는 등 소통과 공감으로 예의를 갖췄다는 이유로 제외시켰다.

이에 대한 피고소인 조사가 지난 11일 안정근 의원을 시작으로 이번주 중 김영애 의장을 비롯해 김희영·최재영·이상덕·조미경·김수영 의원이 아산署에 출두해 조사를 받는다.

또 홍성표 의원의 경우 전남수 의원과 장기승 전 의원이 별도 고소한 사건으로, 아산署 다른 팀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건 관련 정통(正統)의 한 관계자는 "상대방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 경우 소를 취하하면 없어지기도 하고, 전파가능성에 무게를 두기 때문에 처벌이 따르는 혐의까지 밝히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대의기관인 의원들로 사회적으로 끼치는 영향력이 있어 검찰의 지휘에 따른 수사로 소명을 밝히는데 집중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1일 조사를 받은 안정근 의원은 "더민주당 의원들 총무로 본인 메일로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보내게 된 경위가 있어 먼저 조사를 받은 것 같다"며 "소명을 다했고,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말을 아꼈으며, 조사를 앞두고 있는 한 의원은 "시민들의 걱정과 질책이 말도 못해 고개를 들 수 없다. (작금의 사태 관련) 의원들의 반성이 요구된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영애 의장은 "이번주 중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작금의 사태에 이른 현실에) 안타깝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잘 마무리하고, 동료 의원 간 더 화합하고 협치하는 의회로 이끌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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