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쟁화 된 민식이법…결국 아산시민들만 ‘상처 입어’
정쟁화 된 민식이법…결국 아산시민들만 ‘상처 입어’
  • 이재형 기자
  • 승인 2019.12.02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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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故 김민식 군의 아버지가 대국민 호소문을 말하고 있다.
피해자 故 김민식 군의 부 김태양씨가 대국민 호소문을 말하고 있다.

지난 9월 11일 충남 아산시 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9살 어린이(김민식 군)가 교통사고로 숨지는 사고를 계기로 발의된 '민식이법'이 국회 여·야 간 '치킨 게임'으로 비화돼 결국 염원했던 아산시민들만 상처를 입게 됐다.

다수 언론 보도에 따르면 2일 현재 민주당측은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법안을 막기 위해 민생법안마저 필리버스터로 지정했다. 한국당은 어린 자녀를 잃은 어머니들의 눈물과 국민들의 애달픈 사정에는 관심이 눈곱만큼도 없다"고 주장한 반면 한국당측은 "민식이법은 필리버스터 대상이 아니다. 예정대로 지난달 29일 오후 2시 본회의가 개최됐다면 민식이법은 통과됐을 것이고, 통과되지 못한 모든 책임은 민주당에 있다"고 맞서는 등 결국 국회 마비 사태 쟁점화에 '민식이법'이 도구로 쓰인 형국이다.  

우선 처음 교통사고 후 고 김 군 부모가 청와대 청원으로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지역 언론에 보도되고, 이후 김 군 부모가 거주하는 지역구 의원인 더민주당 강훈식 의원(충남아산을)은 지난 10월 11일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어 사고가 발생된 지역구 의원인 한국당 이명수 의원(충남아산갑)도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해 신호기와 무인 교통단속용 장비, 교통안전을 위한 표지판 및 도로의 바닥에 표시하는 노면표시를 포함하는 안전표지를 어린이보호구역에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규정했다.

이 규정은 도로법에 따른 도로의 부속물 중 도로표지, 도로반사경, 과속방지시설, 미끄럼방지시설, 방호울타리도 어린이보호구역에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규정을 추가하고, 교통안전시설 설치비용은 시장 등이 요청할 경우 도로관리청이 지원하도록 규정했다.

다시 말해 아산지역구 이명수·강훈식 의원은 고 김 군 부모의 아픔을 대변하고, 조속한 법안을 통해 재발 방지를 위한 국비 확보 등 어린이보호구역 내 시설 강화에 한목소리를 낸 것이다.

하지만 작금의 여론은 여·야 간 당리당략 입지를 위한 정쟁화 수단으로 '민식이법'이 대상 되고, 심지어 정쟁화에 따른 국회 마비 사태에 고 김 군 부모는 허탈감은 둘째치고, 허위성 악성 댓글로 비판의 뭇매까지 맞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더민주당 강훈식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을 두고 '처벌 규정의 방향이 잘못됐다' 등 논란도 야기되는 등 입법 취지를 무색케 한 전국적인 비판 여론에 청와대 청원에 힘 모으고, 시민 성명에 나서며 염원했던 아산시민들에게도 결국 허탈감과 상처만 남게 됐다.

특히 국회 여·야 간 당리당략에 '민식이법'이 볼모로 잡혀 멈춰진 국회에 아산 관내 일부 정치인들은 본인들 소속 정당의 주장만 고수하며 SNS 등에 글을 남발해 시민들에게 혼란을 야기시키는가 하면, 네탓 공방의 확산된 갈등은 중앙 뿐 아니라 타지 언론들로부터 지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 신상까지 거론되며 보도되고 있는 실정으로 가관이다.

우선 아이 잃은 슬픔을 가시지도 못하고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민식 군의 부모는 1년도 채 운영하지 않았던 치킨가게를 아이의 교통사고를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후유증에 가게를 그만두고 넘겼다.

그럼에도 '민식이 가게'란 소문이 확산되면서 성황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은 조금이라도 도움의 손길을 주려했겠지만, 이면엔 그만큼 관심이 어색했음을 대변한 셈이다.

또 가해 차량의 운전자도 아산시민으로 알려진 가운데 1차 도로교통공단 조사 결과 23.6km 속도 결과가 소문나면서 피해자인 김 군 부모에 대한 비판성 악성 댓글이 빗발치면서 또 다른 상처를 안겨주고 있다.

이와 관련 민식 군 아버지 김태양씨는 "민식이와 같은 사고가 재발되지 않길 바라면서, 민식이가 하늘에서도 부모의 행동을 지켜보고 응원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호소하고 법안이 통과되도록 알려왔다"며 "정쟁화 후 허위 및 비판성 댓글이 많은데, 가해 차량에 블랙박스가 없어 정확한 속도 측정에 한계가 있다. 주변 정차된 블랙박스를 통해 조사한 1차 결과가 소문났는데, 다시 재조사를 요구해 놓은 상태다"고 말했다.

그는 "(불법 주정차가 사건의 발단이 됐다는 여론에 대해선) 당시 반대 차선엔 불법 주정차가 아니고, 좌회전 신호로 대기중인 차량 뒤로 차량이 정차 했던 것"이라며 "가해 차량이 사고 후 바로 서지 못하고 3m 지나 친 후에 브레이크를 밟는 과정을 봤는데 어떻게 23.6km가 되겠나. 또한 23.6km면 브레이크 밟을때 급제동이 됐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억울해했다.

그러면서 "도저히 이해할 수도, 신뢰할 수도 없는 속도에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재조사를 의뢰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사실이 왜곡되는 등 민식이법 입법 취지와 벗어난 작금에 몸과 마음이 지쳤다"며 "다시 말씀드리지만 가해 차량은 한마디도 반성 조차 없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국회 마비의 주범으로 내팽겨쳐진 '민식이법'을 대표 발의한 강훈식 의원에 대한 신상을 두고 비판 보도도 잇따르고 있어 시민들은 황당하면서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쟁화로 나눠진 유투브 방송을 비롯해 타지 언론들은 강훈식 의원의 지난 2003년과 2011년 무면허 운전 및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으로 벌금 처분을 받았던 과거 신상을 보도하며 지적하는 등 국회 여·야 간 '치킨 게임'의 수단으로 전락된 민식이법을 두고 아산시민들은 염원했던 자부심에서 상처로 남고 말았다.

이와 관련 한 시민은 "민주당이든 한국당이든 국회의원들의 정당 싸움에 입법 취지는 내팽겨쳐지고, 민식이 부모를 비롯해 지역에 일하는 국회의원까지 악성 댓글에 신상까지 털리고 있어 무슨 상황인지, 대한민국 정치 현실이 개탄스럽다"며 "무엇보다 절규하고 있을 고 김민식 군 부모를 비롯해 청와대 청원과 서명 운동 등에 나섰지만 허탈감에 빠져있을 시민들의 혼란과 상처에도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신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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