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지탄 받을 짓 한 정치인
[기자수첩]지탄 받을 짓 한 정치인
  • 이재형 기자
  • 승인 2020.01.23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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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리고 후퇴 된 10년…아산 ECO 테크노파크 사업
이재형 기자

"아산시 역사에 두고두고 지탄 받아야 할 짓을 한 정치인들 때문에…"

이는 지난 22일 열린 경자년 새해 첫 의원회의 중 집행부의 항만기본계획 중장기 발전 전략 수립 사업 설명을 두고 현인배 아산시의원의 입에서 나온 쓴소리다.

시의 주요 요지는 평택·당진항(무역항)에 대한 제4차 항만기본계획 및 공유수면매립기본계획 대상지 선정중으로, 인구 50만 자족도시의 향후 10년을 준비하는 신 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시 항만기본계획 중장기 발전 전략을 수립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지난해말 전국항만기본계획에 반영을 요청하는 등 오는 4월부터 인주면 걸매리 및 해암리 일원 갯벌 매립 사업에 대한 수요 요청서를 제출해 해양수산부의 제4차 항만기본계획 및 공유수면매립기본계획 고시에 포함시키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내놨다.

그런데 이 계획안은 원활하게 추진해야 7.7km 접점의 접안 시설 뿐 갯벌 체험교육장 및 관광전망대 조성 등 친수 시설은 2만㎡에 불과하다.

이에 현 의원은 아직 시작하기에도 노심초사로 전전긍긍해야 하는 해당 사업 추진을 두고 일부 정치인들의 시대착오적 발상에 따른 잃어버린 지난 10년을 상기시키는 작심 비판 발언을 쏟아내며 일침을 가한 것이다.

거슬러 올라 시는 지난 2007년 강희복 전 시장 시절 (주)대림산업이 제안한 민간투자로 인주면 걸매리 등 갯벌을 매립하는 430만8천500㎡(약 130만평) 규모의 '아산 ECO-테크노파크 조성사업'이란 명명으로 국제컨벤션센터 및 수변테마공원, 항만시설 조성 등을 계획했었다.

당시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 등이 "마지막 남은 갯벌 자원이 개발 논리에 후손들의 이름으로 바다와 갯벌, 생명 보고를 훼손한 책임을 엄중이 묻겠다"며 강 전 시장의 규탄과 함께 전면 백지화 주장을 내세웠지만, 강 전 시장의 뚝심은 2010년 5월 SPC(특수목적법인) 설립 주주간 협약까지 맺는 박차로 밀어붙이며 청신호가 켜졌었다.

하지만 인주갯벌 매립 반대를 공약한 복기왕 전 시장이 집권한데다 김응규 전 의장 등 보수권 정치인들의 필요성 호소에도 불구하고 안장헌 도의원(전 시의원)은 해양환경 악화 및 항만개발계획과의 연계성 부족 등을 이유로 사업 추진 제동에 사활을 걸고 나서 결국 지난 2014년 7월 공유수면매립 승인은 물거품으로 무산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의원은 해당 사업의 필요성에 굽히지 않았다.

지난 2014년 황해경제자유구역법상 일몰시한이 도래되면서 자동 해제 된 시점과 맞물렸을 당시 현 의원은 "ECO-테크노파크 사업이 무산된데 따른 행정 조치와 향후 대응책은 꼭 따져 묻겠다"며 경고하고, 복 전 시장 퇴임 후엔 의정 활동으로 "시의 더 없는 성장기회"라며 다시 사업을 수면 위에 올려 놓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2018년 11월 현 의원은 "지난 17년 간 의정 활동 중 가장 안타까운 것은 ECO-테크노파크 조성 사업을 추진하지 못한 것"이라며, "후대에 두고두고 질타 받을 것"이라고 분통을 쏟아낸 바 있다.

그런데 이제야 다시 해양수산부의 항만기본계획 고시에 포함시키기 위해 시 항만기본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연구용역비 1억2천만원을 예비비로 활용하겠다고 의원들한테 설명하고 있으니, 현 의원이 가만히 있을 리 만무하지 않은가.

또 약 130만평 규모의 사업도 자초된데 모자라 접안 시설 및 고작 2만㎡ 규모의 친수 시설 조성에 "오세현 시장의 의중이 담겨있다"며 의원들의 협조를 갈구하는 것도 '황당무계' 함을 꾸지람 받기에 지나치지 않는다.

그래서 쏟아져 나온 쓴소리가 복 전 시장 등 당시 반대에 사활을 걸던 정치인들을 겨냥해 "역사에 두고두고 지탄 받아야 할 짓을 한 사람들"로 지칭 된 것이다.

경자년 새해 벽두에 열린 첫 의원회의를 통해 시민들은 잃어버리고 후퇴 된 지난 10년을 회상했다.

덧붙여 정치인들의 두 어깨를 누르고 있는 책임감이 얼마나 무거운지와 존중해야 하는지를 알게 된 반면 과오에 대한 분노와 안타까움도 공존하게 됐다.

앞으로의 민선 7기 시정은 지난 과오를 인정하는 용기와 놓쳤거나, 오류를 바로잡을 수 있는 성찰 뿐 아니라 관습을 타파하는 혁신이 요구되는 시기로 직면해왔다.

'당리당략' 및 '내 생각이 옳고 내 편이 곧 진리'란 편협과 작별하고, 상대성 있는 비판과 쓴소리도 곧게 들어야만 시민들이 발 딛고 있는 아산지역 발전을 모색해 나갈 수 있다는 충언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은 인간의 어리석음을 비웃는 말이라 치부했었다.

하지만 '잘못을 뉘우치고 똑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겠다'는 마음 가짐을 담는 슬기로운 명언으로 역발상 할 수도 있다.

이제는 신중한 정치인, 잃어버리고 후퇴되는 시민들과의 약속이 없어지는 '더 큰 아산 행복한 시민'으로 반성하며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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