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학교의 주체는 누구며, 누구를 위한 고교평준화인가?
[특별기고]학교의 주체는 누구며, 누구를 위한 고교평준화인가?
  • 아산데스크
  • 승인 2020.06.22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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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인정 전 우리아이지킴이 학부모연대 공동대표
곽인정 우리아이지키기 학부모연대 대표
곽인정 전 우리아이지킴이 학부모연대 공동대표

교육감전형은 교육감이 고등학교 입학전형을 학교 총 정원만큼 내신 성적에 의해 선발 한 후, 학생 희망 순서에 따라 컴퓨터 추첨으로 학교를 배정하는 방식이다.

김지철 충남교육감의 주요 공약인 아산지역 고교 교육감전형(고교 평준화)도입에 따른 여론조사가 지난 17일부터 오는 7월 3일까지 실시하고 있다.

대상자는 아산지역 중학생 1·2학년 및 학부모, 일반고 교직원·학교 운영위원회·동문회, 교육전문가(도의회 교육위원, 아산지역 도․시의원)등 1만5천800명이 참여하며, 찬성률 65% 이상 나와야 고교평준화 실시가 가능하다.

이에 아산시민단체들의 찬반 의견 대립이 첨예화 됐다.

교육제도는 미래 세대를 위한 백년대계다.

현행 대학입시 제도에서 아산의 지역적 특성에 맞는 제도가 무엇인지 충분한 고민과 중지를 모으는 절차적 정당성도 확보하지 못한 채, 무언가 쫓긴 듯 급속한 고교평준화 추진은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당사자인 중 1·2 학생 및 학부모들은 평준화가 어떤 제도인지, 장단점은 무엇인지, 어떤 영향을 가져 오는지 등에 관한 설명이나 이야기를 충분히 듣지 못한 채 타당성 조사를 받았고, 이제는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사실상 실명 여론조사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아산의 고교평준화를 둘러싼 찬반 논의는 내 아이와 아산 교육발전을 위해 바람직하고 긍정적인 것으로, 당사자들에게 알권리를 충족시켜줌으로 합리적인 선택을 가능케 하는 몸부림이라 생각한다.

특히 더 생산적이고 더 진지한 논의를 통해 교육 수혜자인 학생, 학부모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와 자료를 제시함으로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도와야 할 것이 마땅해 보인다.

그러면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현행 시스템(학교장전형)이 고교평준화에 비해 갖고 있는 장점을 열거한다.

우선 성적이 중간 정도인 학생들에게 더 나은 대학으로의 진학 기회를 제공해 준다.

현재 아산은 고등학교가 비평준화 상태다.

그렇기 때문에 중 3학년 학생들은 자신이 가고 싶은 고등학교에 원서를 접수한 후 해당 고등학교가 중학교 내신 성적을 기준으로 합격 여부가 결정된다.

그 결과 고등학교마다 입학할 수 있는 성적이 서로 다르고 특정 학교로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편중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되고, 중학교에서 중간 정도의 성적을 얻은 학생은 상대적으로 학력수준이 낮은 고교에 진학하기에 중학교 때보다 더 나은 내신 성적을 얻을 수 있다.

(기대되는) 내신 성적으로 수시에 지원하면 자신의 중학교 때 학력보다 더 나은 대학으로 진학 할 수 있다.

실례로 최근 대학 입학 경향을 보면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즉, 현재의 비평준화가 학생들에게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고, 학생들은 기회를 아주 잘 활용하고 있지만, 고교평준화가 되면 기회는 사라지게 된다.

또 수준별 수업이 가능하다.

학력이 우수한 학생들이 특정 학교에 편중되기 때문에 고교에 입학한 학생들의 학력 수준이 학교별로 차이가 나지 않아 수업 난이도 맞추기가 쉬워지며, 학생들의 수업 집중도 또한 높아진다.

이어 학력 수준이 우수한 학교가 학력 수준이 다소 낮은 학교들에게 긍정적인 자극을 제공한다.

이런 자극은 고등학교 사이에서 선의의 경쟁을 촉발하고 있으며, 결과 아산 관내 고등학교들이 전체적으로 수준이 상향되는 효과를 보고 있다.

그런데 고교평준화로 관내 모든 고등학교의 학력수준을 강제적으로 동일화 시킨다면, 학교  간 경쟁은 사라지고 아산의 교육수준은 저하될 것이다.

아울러 사교육비가 줄어든다.

현재 아산의 고등학생들은 면학 분위기 속 내실 있는 수업을 받고, 대부분 야간 자율학습에 참여하므로 반드시 학원이나 과외 또는 독서실을 이용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고교평준화가 시행되면 학교에서 수준에 맞는 수업을 (학생들에게) 제공할 수 없고, 면학 분위기도 헤쳐져 공부에 임하는 학생들은 더욱 사교육에 의존하거나 사설 기관에 의존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4차 산업혁명시대에 적당하다.

4차 산업혁명시대는 다양성을 강조하는 시대로, 획일적인 교육시스템은 다양성을 파괴하는 시스템이다.

고교평준화가 바로 획일적인 교육시스템의 표본으로, 모든 학생들이 동일한 정도의 교육을 받도록 유도한다.

그러면서 창의적인 학생들을 육성한다고 주장할 수 있을까? 창의성을 위해 학습이 필요 없을까? 생각해 볼 문제다.

마지막으로 아산의 발전을 견인한다.

한 도시의 발전은 결국 인구 유입에 의해 이뤄지며, 인구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기 위해선 도시가 가진 이점이 타 시·도보다 더 커야 한다.

따라서 작금은 아산 교육 수준의 향상이 절실한 때다.

학교란 배려와 협력을 전제로 선의의 경쟁을 하며, 꿈과 끼를 발휘해 학생들이 원하는 진로와 직업을 탐색하도록 돕는 곳이다.

그러기에 지적 호기심과 학습 동기를 제공해 자유롭고 행복한 자아실현의 공간을 추구해야 한다.

도대체 학교의 주체는 누구며, 누가 수혜자가 돼야 하는가의 근원적 물음을 바라본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 신문사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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