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명수 송곳 질의에 선관위 사무총장, “재난지원금 총선 영향 미쳐” 논란
[단독]이명수 송곳 질의에 선관위 사무총장, “재난지원금 총선 영향 미쳐” 논란
  • 이재형 기자
  • 승인 2020.08.26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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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사전투표용지 유출 건도 질의…선관위 '과실' 인정

미래통합당 이명수 의원(충남 아산갑)의 송곳 질의에 지난 4·15 총선 직전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살포 행위가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는 선관위 사무총장(장관급)의 입에서 고백돼 논란이다.

이명수 의원(왼쪽)과 박영수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출처 : 국회 방송)

박영수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은 지난 21일 열린 제381회 국회(임시회) 제1차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지난 총선 직전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 "(선거에) 영향을 당연히 미쳤다고 본다"고 고백했다.

이날 이명수 의원은 "정부가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이 선거에 영향을 미쳤는지, 안 미쳤는지 어떻게 보나"는 질의에 대한 박 총장의 답변으로 논란의 발단이 됐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코로나19 때문에 했다는 자체는 동의하고, (선거 전 많이 지급됐는데) 원래 선거 이후 많이 집행할 줄 알았다"며 "재난지원금이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라고 묻자, 박 총장은 "영향은 당연히 미쳤을 거라 본다. 그런데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본인이 뭐라 말씀드리기 참 어렵다"고 해명했다.

해당 질의를 마무리 한 발언으로 이 의원은 "총론적으론 그렇고(선거에 영향을 미쳤고), 각론적으론 말씀하길 어렵다는 것인지"라며 짚자, 박 사무총장은 수긍했다.

이어 이 의원은 "지난 부여군 사전투표용지가 (경기도 시흥에서 발견) 유출된 사건 어떻게 사실 확인이 됐나. 관련 조치 및 단순히 공무원 때문에 그런거냐"며 질의하자, 박 총장은 "확인했다. 경주 양남에 사전투표소로 코로나19 확진자를 대상으로 특별 투표소를 운영했다. 확진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구시군 직원이나 지방자치단체에 지원 받는 일이 있었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아무튼 오류 생긴 일이 맞죠? 한 장이라도 새나가는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달라"며 추궁했고, 이에 박 총장은 "우리 과실이다.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이 의원의 질의가 끝나기 무섭게 박 총장의 '재난지원금, 총선 영향' 고백은 논박의 대상으로 이어졌다.

김형동 의원
김형동 의원

통합당 김형동 의원(경북 안동시 예천군)은 발언 기회에서 "존경하는 이명수 의원이 지난 총선 앞두고 재난지원금 정부 지급 발표가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는 질의에 '맞다'고 했는데 어떤 영향을 미쳤나"고 또다시 물었다.

이에 박 총장은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 없고, 상식적인 판단이다. 그렇다고 재난지원금 지급이 선거법에 위반된다거나, 또 해선 안 될 일을 했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반박했다.

애매모호한 답변에 김 의원은 '(선거에) 어떤 영향'인지 재차 되물었고, 박 총장은 "본인이 구체적으로 근거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고, 상식적으로 판단한다면 예를 들어 여당을 기준으로 유리하게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고, 불리하게도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때 김 의원과 박 총장은 지난 2012년 4월 총선 당시 유사한 상황을 사례로 선거 중립 위반 여부를 놓고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한편 행안위 전체회의 마무리에 앞서 더민주당 박완주 의원(충남 천안을)은 발언 기회를 통해 "우리 정부기관에서 봤을때 (박 사무총장이) 기관 대표로 혹은 개인일 수도 있지만, 여기는 기관 대표로 다 속기록에 남는다"며 "그래서 지난 코로나 때 재난기금이 (선거에) 영향을 줬는지, 안줬는지는 실질적으로 어떤 과학적 근거를 갖고 답변한 것 같지는 않고 상식적인 선에서 (본인) 이야기를 했다고 본다"고 여야 의원 간 날 선 분위기를 수습했다.

그러면서 박 총장을 겨냥해선 "소신있게 말씀해라. 당시 재난기금은 여야를 막론하고 빨리 더 많이 주자는게 상황이었다"며 "그러면 우리 선관위가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입장에서 정책적 판단에 대해 조금 더 신중하게 답변을 해주는 게 맞다고 본다. 다음에는 책임지는 입장에서 발언 해달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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