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市 “성분 몰라”에 주민 火 돋웠다…아산 둔포 수돗물서 이물질 유출
[단독]市 “성분 몰라”에 주민 火 돋웠다…아산 둔포 수돗물서 이물질 유출
  • 이재형 기자
  • 승인 2020.08.27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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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둔포면 소재 A 아파트 수돗물에서 검정 이물질이 유출돼 입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던 가운데 수질 검사는 '적합'인 반면 이물질 성분은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시는 약 2주간 59개 항목에 대한 정밀 수질 검사에 이은 시급한 적합 통보에 급급했지만, 분석하지 못한 이물질 성분 탓에 주민들의 화(火)를 키우게 됐다.

알 수 없는 이물질이 수돗물에서 나온 필터 내장의 샤워기 모습
알 수 없는 이물질이 수돗물에서 나온 필터 내장의 샤워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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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해당 이물질 유출 민원은 지난 7월 21일 한 입주민이 "상수도에서 검정물질이 나온다"며 아파트 SNS 모임에 우려의 글을 올리면서 불거지고, 다른 단지 내도 잇따라 제기되면서 확산됐다.

이에 시는 긴급 한국수자원공사와 합동 점검반(14명)을 편성해 현장 조사를 비롯해 정밀 수질 검사 및 이물질 성분 분석에 돌입했다.

결과 지난 4일 (주)맑은물분석연구원의 수질검사 성적서를 보면 수질 기준 초과 항목은 없고, 적합한 생활용수로 판정 받았다.

당시까지만 해도 이물질 성분은 분석 중으로, 시는 완료되는 대로 주민들에게 다시 통보하기로 했다.

그런데 지난 21일 열린 2차 설명회에서 시는 '이물질 시료양이 적고, 순수 이물질이 아니면 여과해도 검사가 어렵다'는 입장을 통보, 알 수 없는 이물질에 불안해했던 주민들의 마음을 달래긴 커녕 화를 키운 것이다.

오히려 주민들은 '고무패킹 일지도 모른다는 답변조차 황당하다', '목욕만 하면 아이한테 알레르기 반응 나와 분노가 솟구친다' 등 잇단 불만 민원을 제기, 그간 시의 민원 대응은 수포로 돌아간 셈이 됐다.

A 아파트 공동체 SNS 모임에 "아이를 목욕시키면 알레르기 반응이 나온다"며 게재된 민원 제기 사진

시 답변을 전해 들은 한 민원인은 "이물질을 수자원공사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미네랄 등 영향물질이 소량 검출되고, 유기물로 추정돼 소량으로 인체에 해가 없다고 했다"며 "본인이 전문가는 아니지만, 만약 고무패킹이라면 먹어도 된다는 건가. 다른 단지의 경우 아직도 나온다는데 궁금했던 이물질은 파악 못하고 수질 검사만 운운하고 있어 신뢰하지 못하겠다"고 시의 민원 대응을 못마땅했다.

또 다른 주민은 "일부는 아이를 목욕시키면 알레르기 반응이 나와 병원을 찾아도 정상이라 돌려보낸다고 걱정에 밤잠을 설친다"며 "이물질 성분은 알 수 없는데 수질 검사 적합에 인체 무해한다고만 반복하니,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고 울분을 토로했다.

한편 시는 민원 대응으로 아파트 7곳(계량기, 관리소 등)에 필터를 설치해 확인했는데 이물질이 발견되지 않아 아파트 내부(저수조 및 각 세대에 배분되는 보일러 및 배관 등)의 문제로 판단하고, 타 지자체(남양주시)의 경우 유사한 이물질 유출 관련 탄소 성분(보일러 등 고무패킹)으로 판명됐다는 것이다.

또 필터 용출 검사 결과 이물질은 용해가 되지 않아 별도 시료의 확보 및 분석이 필요하다는 검사기관의 입장으로, 입주민들의 요청사항인 '저수조 청소 시 이물질이 바닥에 침전돼 있는 걸 모아 제출 시 검사 대행'에 대해서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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