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대변인 마친 강훈식 의원, “말빚 지는 것 두려웠던 6개월…반성도”
수석대변인 마친 강훈식 의원, “말빚 지는 것 두려웠던 6개월…반성도”
  • 이재형 기자
  • 승인 2020.08.30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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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식 의원이 수석대변인 시절 언론인들 앞에서 브리핑 하는 모습(출처 : 강훈식의원 페이스북)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임기를 30일부로 마치는 강훈식 의원(충남 아산을)이 본인의 페이스북에 "말빚 지는 것을 두려워했던 6개월이었다"는 소회와 함께 반성의 글을 게재해 눈길이다.

강훈식 의원
강훈식 의원

우선 강 의원은 "'정치인이나 언론인이나 말빚을 지는 사람이야'란 언젠가 은퇴한 한 언론인이 해주신 말"이라며, "그러면서 '말하고, 글쓰다보면 누군가는 상처를 받게 되는데 한참 하다보면 어디를 공격하는지, 왜 공격하는지도 모르고 하게 돼. 고집도 생기게 되고'란 말을 덧붙였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정치인은 말로 예상치 않았던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히고, 결국 그 업보를 치르게 된다는 섬뜩한 촌철살인이었다"며 "오늘부로 수석대변인에서 물러난다. 돌이켜보면, 거친 말을 할 수 밖에 없는 자리에서 '말빚' 지는 것을 두려워했던 6개월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 "원내대변인 때도, 전략기획위원장을 맡았을 때도 늘 조심한다고 생각했지만, 그럼에도 써놓았던 글과 했던 말들로 진 '말빚'이 늘어만 갔다"며 "수석대변인으로서 당의 입장에서 기사의 말 한마디와 단어 하나를 바꾸고자 했지만, 서로의 관점만 내세우며 할퀴고 상처 낸 시간도 많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말빚을 지는 일'의 같은 숙명으로 표현한 언론인을 향해 "입장이 같을 수 없는 긴장감 속에서 때로는 서로를 욕했고, 때로는 서로를 안쓰러워 했다"며 "상대당과 대척점에 있는 당의 입장에 서서 '이것이 과연 다수 국민의 의사에 부합하는 것일까' 번뇌했던 시간도 적지 않았고, 잘못을 잘못이라고 수이 인정하지 못했던 순간들도 적지 않았다. 그러다 다른 계기로 당 지지율이 회복되면 '다행이다'고 되뇌며 마음을 쓸어내리곤 했다"고도 고백했다.

특히 강 의원은 '반성합니다'며 서슴없는 소회를 털어놨다.

그는 "말빚을 질 것이라면, 때론 좀 더 진정성 있는 언어와 태도로 국민들의 의심과 걱정을 덜어드렸어야 했지만, 소란의 뒤편으로 숨는 날이 많지는 않았는지"라며, "여당의 대변인은 당의 입장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국민의 목소리가 당의 목소리가 되도록 애쓰는 도관(導管)이어야 한다. 그런 역할을 잘 해냈는지 자신이 없다"고 토로했다.

덧붙여 "당의 입장이 서민과 사회적 약자의 가치와 이익을 대변하는 길인지 확신하지 못해 우물쭈물했던 날도 적잖았다"며 "우리 주장이 곧 유권자 전체의 뜻이라고 예단하고, 싸운 날도 많았다"고 반성했다.

한편 강 의원은 지근거리에서 함께 해 온 언론인들을 향해 "공공의 선과 사회적 약자를 위해 소명의식으로 일하는 많은 언론인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여전히 새벽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계속되는 여러분의 전화와 쏟아지는 기사들이 결국 보다 건강한 사회로 나아가는 길을 여는 몸부림이라고 여전히 믿는다"고 그간의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아쉬움과 반성은 남은 의정 활동에서 좀 더 숙성된 언어와 정책으로 담아가겠다"며 "본인도 친절하지 못하고, 부족함 많았던 수석대변인에서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소통에 나서는 176명 중 1인으로 거듭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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