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찍은 아산시의회 제224회 임시회…의원정책개발비 두고 설전
‘코미디’ 찍은 아산시의회 제224회 임시회…의원정책개발비 두고 설전
  • 이재형 기자
  • 승인 2020.09.09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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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상, "혈세 1천만원 아낀 의원들은 진정 아산의 영웅" 반어 구사
이상덕, '질의 종결 동의안' 발의…더민주당 10명 찬성 '종결'

아산시의회(의장 황재만)가 의원정책개발비를 두고 여·야 의원간 대립각을 세웠던 가운데 지난 3일 폐회된 제224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설전 등 꼴불견을 연출해 시민들의 지탄을 받고 있다.

[관련기사 : [단독]아산시의회 ‘윤원준 특위’ 구성 삐거덕…여·야 의원 쟁점(본보 8월28일 오전 8시40분)]

이상덕 의회운영위원장이 의원정책개발비 삭감 관련 의원 질의 종결 동의안을 발의, 의회 사무국 직원이 찬성에 기립한 의원들 수를 세고 있다.(출처 : 의회 홈페이지 제2차 본회의 영상 캡쳐)

의회는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3일까지 10일 간 제224회 임시회를 통해 조례안 및 기타 안건심의, 주요업무 추진상황보고, 제3회 추경예산안 심사 등을 처리했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6명의 의원들은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에 '의원정책개발비' 세목으로 1천만원을 증액하려 요구했다.

의원들에 따르면 지난 6월 15일 윤원준 의원은 문화관광과 행정사무감사에서 혈세로 치러진 특정 단체의 문제점 질타와 함께 시 민간보조금 세목 전면 재조사 목적의 특별위원회 구성을 주장한 바, 대의기관인 의회에서 견제의 시각에서 짚어보기 위한 출발점 취지의 용역비다.

향후 약 2천억원에 달하는 민간보조금의 용도 검증에 의원들 스스로 부족할 수 있는 전문가(회계사·세무사·변호사·행정사)를 참여시키기 위한 최소한의 경비로 풀이된다.

하지만 의회운영위원회(위원장 이상덕)를 비롯해 지난 2일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김영애)에서 '불인정(삭감)' 됐다.

이는 후반기 의장단 더민주당 의원들의 '독식' 체제로 촉발된 여·야 의원 간 소통 부재도 거들었지만, 국가 재난상태인 코로나19와 호우 피해에 의원 국외연수비 및 의정활동비 등 약 1억원의 예산을 전액 반납하기로 결정했는데 다시 추가로 같은 세목의 집행은 현 시점에 맞지 않는다는게 주된 이유다.

여·야 의원 간 이해충돌은 결국 제224회 임시회 회기 마지막 날인 지난 3일 본회의에서 설전이 벌어졌다.   

이의상 의원
이의상 의원

김영애 예결위원장 보고 후 질의에서 이의상 의원은 "이번 3회 추경 예산 예산액 1조5천634억원을 편성하면서 각 위원회에서 많은 각고의 심사를 했던 바, 고스란히 삭감액 1원도 없이 편성하는데 동의를 모았다"며 "그러나 의원운영위에 올랐던 의원정책개발비 1천만원의 요구액은 과감히 이를 악물고 시민의 혈세를 아끼고자 하는 의회운영위 및 예결위 의원들의 의지에 깊은 감동의 마음을 전한다"고 반어를 빗대 서운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불인정 한 동료 의원들의) 깊은 사례를 이해하지 못한 본인을 비롯해 전남수·윤원준 의원은 예결위 참석을 거부해 의원 정족수를 채우지 않아 회의 진행이 어려웠고, 그러자 백부의 상(喪)으로 청가 낸 의원을 간곡하게 출석 요청해 청가를 반려하면서까지 거수기 역할을 하게 하는 등 천신만고·우여곡절·주도면밀한 의원정책개발비 1천만원은 그렇게 삭감 조치됐다"며 "의회운영위 자존심과 예결위의 막중한 의무를 이행함에 동료 의원으로서 진정한 감축의 말씀을 드린다"고 지속적인 반어적 발언으로 불쾌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 의원은 마무리 발언으로 "혈세 1천만원을 아끼고자 하는 의원들은 진정 아산의 영웅"이라며 반농조로 비꼰 뒤, "의원정책개발비 1천만원을 삭감하면서까지 편성된 이번 추경 예산은 부탁하건데 집행부에서 단 1원의 누수도 없이 꼼꼼히 집행되길 당부드린다"고 경고했다.

전남수 의원
전남수 의원

이어 전남수 의원은 "본 의원도 지난 2일 예결위 위원으로 참석해 말한 것 같이 늦게나마 불만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참석치 않은 것은 사실이다"며 "그러나 삭감 이유로 '충분한 설명이 없었다'와 '(예결위에선) 의회운영위 위원들의 존중으로 삭감하고 다음에 예산 편성하자' 등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의원운영위 자존심과 위상 때문에 사업비를 삭감해야 된다는 건 이해가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의원정책개발비 '불인정'으로 촉발된 의원 간 설전은 질의를 종결하자는 안건까지 찬반 투표로 결정하는 꼴불견 회의로 전락됐다.

다소 뜬금없어 보이는 조미경 의원이 의원정책개발비 목적과 불인정 받게 된 이유에 대한 설명으로 바통을 이어가더니, '불인정(의원정책개발비 삭감)'이란 의사봉을 쥔 이상덕 위원장은 의회 회의규칙을 빌미로 '의원 질의 종결 동의안'을 발의해 갈등 국면 속 종결되는 황당한 상황이 연출됐다.

다시 말해 의회운영위원장 및 예결위원장도 아닌 조미경 의원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발언에 말꼬리를 물더니, 지휘권을 행사하는 이상덕 위원장은 의원 간 공식 회의하는 절차인 본회의에서 조차 '의원 질의를 종결하자'는 안건을 발의하고 황재만 의장은 맞장구로 응대해 투표(민주당 10명 찬성, 반대 1명, 기권 5명)로 종결하는 꼴불견 회의를 자초한 것이다.

한편 의회 홈페이지에서 지난 7일 본회의를 본 K 시민은 "1조원이 넘는 예산을 검증하는 의원들이 고작 1천만원에 갑론을박으로 본회의 내내 싸운다는게 남 부끄럽지 않나. 개그콘서트 종방하니 의회가 코미디 찍기로 작정한 것이냐"며 "전문가들의 참여로 혈세를 확인하는 것에 개인적으로 동의하지만, 그렇다고 의원들이 공식 회의를 아수라장으로 만들면 되겠나. 한심하고 남부끄러워 고개를 들지 못하겠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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