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연장된 공사 소음 탓에 아산 탕정서 잇단 사슴 폐사?
[단독]연장된 공사 소음 탓에 아산 탕정서 잇단 사슴 폐사?
  • 이재형 기자
  • 승인 2020.09.22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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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주, "최근 세마리 집단 폐사…차라리 이주시켜달라"

아산 탕정면 소재 J농장이 "인접 도로공사 소음 및 진동으로 잇단 사슴 폐사로 이어지고 있다"며 모든 생업을 손 놓은 채 걱정과 불안 속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지난 주말 절름거리는 등 이상 증세를 보였던 사슴을 다른 우리로 격리, 지난 21일 시청 공무원 및 시공사 관계자의 만남에서 농장주가 먹이까지 거부하고 있는 사슴을 애처롭게 지켜보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도로 준공을 앞둔 계획에 올해초는 임시방편으로 이주대책을 강구했었지만, 공사기간이 6개월 연장되면서 때맞춰 또다시 사슴들이 절름거리는 신세에 이어 폐사(현재 세마리째)로 속출되고 있어 이주 논의 등 시급한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우선 지난 2005년부터 운영했던 J사슴농장과 이격거리 40m도 안되는 공사는 시 도시재생과가 발주한 아산신도시 해제구역 연계교통망 구축사업 남북축 도로개설(L=2.5km, B=30m)다.

당초 공사기간은 지난 2017년 6월 28일 착공해 지난 6월 11일 준공 예정이었으나, 시공사인 극동건설(주) 관계자는 "LH의 상수도 공사와 맞물려 공사기간이 연장됐다"고 해명했다.

앞서 올해초 J사슴농장 K 대표는 "도로공사 소음 및 진동으로 임신한 사슴들이 집단 폐사 및 유산될 위기에 처했다"며 울분을 호소했었다.

당시 K 대표의 억울한 사정은 지역언론에도 제기되는 등 사슴 이주(타 농장 임대료, 십수마리 사슴 이주비 등) 방안으로 감정가 산정 및 지원받아 임시방편으로 얽힌 실타래를 풀은 바 있다.

그런데 문제는 공사기간이 6개월 연장됐는데, 현재 임신이 가능한 시기에 120두에 달하는 사슴을 우리별 분산시켜 길러야 하는 형국으로 발정기 사슴의 경우 흥분하며 불안해하는 예민함에 공사 소음까지 '엎친데 덮친격' 실정에 놓여 농장 운영마저 손떼야하는 직격탄을 맞게 된 것이다.

지난 21일 시 및 공사 관계자와의 만남에서 농장주가 절름거리는 등 이상 증세를 보이는 사슴 수를 세며 울분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월 이후 두마리와 지난 17일 한마리 등 사슴들이 잇단 폐사되고, 지난 주말 다수의 사슴이 놀라 한 우리안에서 서로 짓밟혀 절름대며 먹이마저 거부하고 있는 실정으로 폐사 직전에 처해져있다.

K 농장주는 "자식처럼 귀하게 키운 사슴들이 하루하루 공사 소음 등 스트레스로 앓다 폐사로 이어지고 있다"며 분노한 뒤, "시공사측과는 더 이상 소통할 수 없는 감정싸움까지 격돌했다. 시에 민원을 제기해도 뚜렷한 대책이 없어 본인도 병원 신세를 지며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고 억울해했다.

연이은 불통의 공사 강행에 가엾게(폐사 및 절름거리) 된 사슴을 바라만 봐야했던 K농장주는 지난 21일 시에 민원을 제기, 시 도시재생과 직원과 시공사와 만남을 가졌지만 여전히 피해 호소 농장주의 상심을 달랠 대책은 뒷전이었다.

다만, 최근 폐사 및 놀라 짓밟혀 절름거리는 사슴 발생 전 공사를 강행했던 CCTV를 시에 제출하고, 시는 도로포장 공사 등에 앞서 대책방안을 마련해 우선 농장에 알리고 공사하기로 약속했다.

한편 K농장주는 [아산데스크]와의 인터뷰에서 "전국 다섯번째 손꼽히는 사슴 농장(축산, 도소매업, 즙·중탕 판매 등) 이었는데, 요즘엔 불안과 걱정 속 모든 일은 뒷전인채 하루 종일 사슴 상태만 보고 있다. 당연히 다른 생업은 아예 손 놓고 있어 생계조차 위협받고 있다"며 "공사 할 때 마다 사슴들의 상태가 이상해지는데, 대책 없는 공사 강행에 시에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음에도 '나몰라라'다. 이상 증상을 보이는 사슴도 열마리에 달하는데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손 쓸 수 없어 화만 치밀어 오른다"고 울분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지속적으로 앓다가 폐사되는 사슴 지켜보는 것이 너무 괴롭고 힘들다"며 "책임 있는 대책을 내놓을 수 없다면 차라리 공사 준공까지 또 임시방편으로 이주시켰던 방안(감정가 이주 보상)을 마련해달라"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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