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선거운동場으로 빛 바랜 아산 배·사과 축제 ‘빈축’
[단독]선거운동場으로 빛 바랜 아산 배·사과 축제 ‘빈축’
  • 이재형 기자
  • 승인 2019.10.20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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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 배 부문 대상 최정숙씨(둔포)
후지 사과 부문 금상 이종관씨(온양)

제18회 아산 배·사과 축제가 지난 19일 성황리에 개최된 가운데 특정 정당인에게 축사를 배려하는 등 준공공기관인 농협이 '총선 과열 양상 및 질서를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빈축을 사고 있다.

이와관련 선거관리위원회는 178일 남은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선거과열 징후가 있고 경쟁이 치열한 지역들을 중심으로 선거법 위반 행위 집중 예방 및 단속활동을 전개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제18회 아산 배·사과 축제 조합원 한마음 대회 행사 모습
제18회 아산 배·사과 축제 조합원 한마음 대회 행사 모습

아산원예농협은 지난 19일 하나로마트 방축점에서 제18회 아산 배·사과 축제를 개최, 수백명의 조합원이 참석한 한마음 대회도 병행했다.

이날 행사는 식전행사, 배·사과 품평회 및 시상식, 개회식, 조합원 가수왕 선발대회, 통일공연단 및 금잔디·혜정·최리아·공덕희 가수의 축하공연, 지역별로 대결을 펼친 조합원 한마음 체육대회(굴렁쇠 굴리기, 캐리필터 릴레이, 훌라후프 옮기기, 승부차기 등), 행운권 추첨 및 폐회식 등으로 진행됐다.

사건의 발단은 개회식 행사 중 내빈들의 축사 과정에서 비롯됐다.

우선 행사를 주최한 구본권 원예농협 조합장은 개회식에서 "잠시의 여유도 없이 한 해 과수농사에 매진한 조합원들의 노고에 보답하기 위해 신명나는 공연 및 경연 행사, 먹거리 등 축제의 장을 마련했다"며 "조합원들의 단결을 도모하고 아산 배·사과의 명성을 드높이는 지역의 대표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아산 과일의 우수성을 널리 알려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하는 의미 있는 행사를 무탈없이 즐기시기 바란다"고 인사말을 건넸다.

이날 이명수 의원(해외출장)과 오세현 시장의 불참으로 가장 먼저 축사에 나선 강훈식 의원은 "많은 어려움에도 키운 사과와 배를 이 자리에 내놓고, 자식의 돌잔치를 보는 마음이자 노고에 축하드린다"며 "올해 인도 및 오스트리아에 판매가 시작했다. 조합원들의 고생하신 보답으로, 앞으로도 갈길이 많은 조합원들과 가족같은 마음으로 함께하겠다"고 축하했다.

이어진 축사 진행에서 시장을 대신해 유병훈 부시장도 참석하고 김영애 의장, 임성동 농협 아산시지부장 등 대기한 내빈들이 즐비한데도 복기왕 전 아산시장(정당인)의 축사를 진행하려 한 어처구니 없는 돌발 상황이 발생됐다.

당시 사회자 실수임을 인지한 복 위원장도 단상에 나가지 않고, 주최측이 수습해 다행히 의전순서대로 진행했지만, 한때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마지막 축사 발언자로 단상에 오른 복기왕 더민주당 아산갑위원장은 "아마 제가 시장 두번 하는 동안 원예농협과 함께 많은 일을 해 전임시장에도 불구하고 축사를 해달라 청한 것 같다"며 어색한 분위기의 상황을 에둘러 모면하면서, "아산의 농업은 전국을 선도하고 귀감이 되고 있다는 (조합원들은)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 저도 지난달까지 대통령께서 불러주셔 정무 비서관으로 참모로 일 하다 다시 시민들을 모시러 왔다. 어디있든간 아산 농업 발전을 위해 원예농협 발전에 함께하겠다"고 축사했다.

이를 두고 축하의 열기로 가득찬 품평회 시상식 후 열린 개회식에서 의전예우에도 맞지 않은 어처구니 없는 진행 등 총선에 도전하는 특정 정당인에게 축사까지 배려한 농협에 대한 비난과 함께 축제 취지의 빛을 바랬다.

개회식 진행에 불만을 품은 한 조합원은 "농사만 짓는 나같은 사람도 행사를 이렇게 치른진 않겠다. 조합원들의 축하 및 격려 행사에 정치색을 띠다니, 김샜다"며 "(행사장에) 총선 후보자들이 나다니고, 한마디라도 하려는 것 보니 선거철이 다가오긴 왔나보다. 가관으로, 구본권 조합장이 복 전 시장에게 빚을 많이 졌나보다"고 속내를 토로했다.

이에대해 원예농협 관계자는 "사회자가 지역사람이 아니다 보니 중간에 실수한 것 같다"며 특정 정당인에게 축사를 배려한 비판 여론에 대해선 "축하인사를 드리고 싶다는 요청도 있었지만, 전임시장으로서 원예농협 발전에 끼친 업적 등의 예우차원으로 봐달라. 앞으로는 주의하겠다"고 해명했다.

또 아산선관위 관계자는 "모양새가 모호하지만, 선거법 시각이 아닌 행사의 취지에 걸맞는 자격 입장에서 (전임 예우의) 의례적 발언으로 볼 수 있지 않겠냐"며 "선거법은 선거일 90일전부터 연설회 등 의정활동 보고를 제한한다. 다만 후보자 자격에 맞는 모임 등의 축사는 의례적인 방법으로 인정하겠지만, 시장 및 시의원과 국회의원만 의정활동 보고가 가능하며 나머지는 의례적 발언으로 볼 수 없다"고 선거법 관련 주의를 안내했다.

한편 제18회 아산 배·사과 축제에선 보령무역 유성련 대표, 농협경제지주 부산공판장 김준환 과장, 신창 뉴그린 김재옥 조합원, 아산시청 농정과 안세규 팀장, 아산 청산농원 안병준씨가 감사패를 수여받았다.

제18회 아산 배·사과 축제 품평회에서 신고 배 부문 대상을 수상한 최정숙씨 '배'
제18회 아산 배·사과 축제 품평회에서 신고 배 부문 대상을 수상한 최정숙씨 배
제18회 아산 배·사과 축제 품평회에서 후지 사과 부문 금상을 수상한 이종관씨 '사과'

또 아산시농업기술센터 민병무·홍대준씨,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아산사무소, 아산시배연구회 정순정씨, 아산시사과연구회 이정울씨, 농협유통 박재군씨, 인천원예농협 삼산공판장 김상영씨가 심사한 품평회에서 신고 배 부문 대상은 최정숙씨(둔포)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으며, 후지 사과 부문 금상은 이종관씨(온양)가 수상했다.

◆제18회 아산 배·사과 축제 품평회 수상자 명단

신고 배 부문

-대상 최정숙씨(둔포)
-금상 이영기씨(둔포)
-은상 홍광표씨(둔포)
-장려상 곽영문씨(둔포)

기타품종 배 부문

-은상 최금숙씨(음봉)
-장려상 이화순씨(둔포)
-장려상 이광주씨(음봉)

배 부문 대과상(가장 큰 과일)

-임명순씨(둔포)

후지 사과 부문

-금상 이종관씨(온양)
-은상 송근흥씨(온양)
-장려상 김창분씨(인주)

기타품종 사과 부문

-은상 송상현씨(온양)

사과 부문 대과상(가장 큰 과일)

-지윤석씨(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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