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도의원들, ‘리더십’ 도마 위…충남도의회 행감 파행 논란
아산 도의원들, ‘리더십’ 도마 위…충남도의회 행감 파행 논란
  • 이재형 기자
  • 승인 2020.11.14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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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의회 행정사무감사(행감)가 의원들의 막말 및 자료요구에 항의 전화 등 잇단 파행을 거듭한 가운데 논란의 상임위원장 모두 아산지역구 도의원들이 차지하고 있어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올랐다.

(왼쪽부터)충남도의회 안장헌 기획경제위원장(아산4), 김영권 농수산해양위원장(아산1), 조철기 교육위원장(아산3)

발단은 지난 6일 농림축산국을 시작으로 지난 10일 미래산업국과 지난 11일 천안·아산교육지원청 행감에서 피감기관의 답변 태도 및 부실한 자료 제출 등을 이유로 막말 및 항의 전화까지 오가며 잇단 감사 중단 사태가 초래됐다.

이를 두고 언론들은 세 곳 상임위의 행감 파행을 지적하며, 공직사회 내부는 연이은 행감 중단과 의원들의 막말 및 고압적 태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는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

그런데 △의원의 막말 논란을 빚은 농림축산국은 농수산해양위원회(위원장 김영권, 아산1) △피감기관의 답변 태도에 '불쾌하다'며 파행한 미래산업국은 기획경제위원회(위원장 안장헌, 아산4) △의원 자료요구에 천안 일선교사의 항의 전화 소동을 빚은 천안·아산교육지원청은 교육위원회(위원장 조철기, 아산3)가 소관으로, 세간의 이목이 아산 도의원들의 '통솔력'에 주목되고 있다.

다시 말해 세 곳 상임위 행감만 파행을 거듭해 논란인데, 하필 아산지역구 도의원들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상임위만 맞물려 모두 초선 도의원으로 통솔력의 '시험 무대' 잣대로 기준되고 있다는 것이다.

파행 논란을 불러온 해당 상임위 행감을 살펴보면, 지난 6일 농수산해양위원회(위원장 김영권)의 농림축산국은 김득응 의원(천안1)이 그동안 반대를 무릎 쓰고 추진(설계비 8억여원)하고 있는 먹거리통합지원센터 관련 '유기농복합서비스단지'로 사업명이 바뀐 것을 두고 의회에 사전 설명을 하지 않은 것을 추궁하면서 비롯됐다.

이 과정에서 마스크를 턱에만 걸치는 '턱스크'로 질의했던 김 의원은 해당 국장에게 '여보세요'라고 부르고 급기야 대신 답변에 나서려는 팀장에게 '건방지게 발언권도 없는 것이'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며, 막말 논란을 빚었다.

또 지난 10일 기획경제위원회(위원장 안장헌)의 미래산업국 행감에선 부실한 자료 제출에 대한 질타와 함께 오인철 의원(천안6)은 수요 대비 더딘 수소충전소 확보 관련 민간 참여 방향에 대한 질의에, 질문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듯한 국장의 답변 태도를 두고 "불쾌하다"고 정회를 요청하는 등 파행을 빚었다.

당시 안장헌 위원장 등 의원들은 '행정부지사의 사과'를 촉구, 행정부지사는 농수산해양위원회 및 기획경제위원회 등 직접 도의회를 방문해 사과하며 사태를 수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지난 11일 교육위원회(위원장 조철기)의 천안·아산교육지원청 행감에선 김은나 의원(천안8)이 학교에 추가 자료를 요구하자, 천안 한 일선교사가 항의 전화를 하면서 감사가 중단되는 파행을 빚었다.

당시 김 의원은 "최근 학교 현장에 어려운 자료가 아닌 학교 요람을 보면 눈에 보이는 간단한 자료를 요구했는데 항의 전화를 받았다"고 폭로했고, 이에 동료 의원들은 "의회 경시 및 지방자치 근간을 흔드는 일로 개탄스럽고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당사자(항의 전화 한 일선교사) 참고인 출석 요구까지 거론되며 천안교육지원청 감사가 중단하는 파행을 빚었다.

이와 관련 일부 언론은 일선 교사의 항의 전화는 '코로나19로 정신없는 상황에서 사유도 없이 자료를 요구했다'는 이유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의정활동의 꽃이라 불리는 행감 특성상 비판·견제·감시로 집행부와 신경전이 불가피하지만, 여론은 의원 막말 및 잇단 감사 중단으로 행정력 낭비에 모자라 '갑질' 논란까지 형성돼 공직자들의 불만은 둘째라도 도민들도 곱지 않은 시선으로 의회를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 여파로 천안 도의원들로 비롯된 행감 파행 논란이 행감을 주재하는 상임위원장 모두 아산지역구 출신이 수습하고 있는 모양새로, 아산 도의원들에 대한 '리더십의 민낯'을 평가 받는 것 아니겠냐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한 언론은 행감을 대하고 있는 공직자의 말을 인용해 "의원들이 자료를 점심 먹고 준비해 달라는 등 무리하게 요구해 직원들의 불만이 많다. 심지어 자료를 요구하고 자리를 비운 의원도 있다"며 "행감때마다 윽박지르고 반말하고 직원들을 죄인처럼 대하는데다 이제는 툭하면 부지사를 불러내 사과를 요구한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문화는 관행처럼 이어지고 있다"며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고 수정하게 하는 것은 좋은데, 그전에 공직자도 인격체라는 것을 알아줬음 한다"고 하소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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