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시의회 자질 논란···책임론 후폭풍 커질듯
아산시의회 자질 논란···책임론 후폭풍 커질듯
  • 이재형 기자
  • 승인 2019.04.15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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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예산 삭감내역 누락에 또 예결위 소집
과실 책임자 문책 등 후폭풍 예상
예산결산위원회 회의 모습
예산결산위원회 회의 모습

아산시의회(의장 김영애) 사무국을 비롯해 혈세로 활동비와 수당을 충당하는 시의원들의 자질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아산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위원장 김미영)가 복지환경위원회에서 심사한 추경예산안을 누락시킨채 의결했다가 뒤늦게 수습하는 황당한 의정활동을 펼치는 망신을 자초했기 때문이다.

특히 합의제 의결기관인 의회 사무국과 의원들의 '과실'이 사건의 발단이 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비생산적이면서 비효율적인 의정활동과 '불명예'의 사달을 일으킨 명확한 책임 소재를 밝히는 등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발단은 지난 8일부터 오는 16일까지 개회된 제211회 임시회 기간 중 지난 10일~12일 각 상임위별 심사를 거친 추경예산안에 대한 예산결산위원회(이하 예결위)의 최종 심사 과정에서 비롯됐다.

김미영·김희영·이상덕·안정근·이의상·최재영·장기승·맹의석 의원 등 모두 8명으로 구성된 예결위는 임시회 의사일정에 따라 지난 8일 1차 회의에서 김미영 의원을 위원장 및 맹의석 의원을 부위원장으로 선출하고, 지난 12일 2차 회의를 통해 각 상임위별 심사한 추경예산안을 최종적으로 심사 및 가결 후 산회했다.

하지만 복지환경위원회(이하 복환위)에서 10시간에 걸쳐 심도 있게 심사해 예산 삭감을 결정한 5건의 사업내역이 예결위에서 '통과'되는 촌극이 빚어졌다.

다시말해 복환위에서 심사한 5건의 사업은 여성가족과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분원 운영(삼각액 1억원), 문화관광과의 전통사찰산사음악회(삭감액 1천만원), 체육진흥과의 아산시 연고프로축구단 향후 운영방안 여론조사비 및 시민공청회(삭감액 2천600만원), 전국 트라이애슬론 아산대회(삭감액 2천만원) 등으로, 상임위에서 삭감됐음에도 예결위 심사에선 내역이 누락되자 '통과'로 번복된 것이다.

설상가상 예결위 심사를 앞두고 집계 과정에서 복환위 5건의 예산삭감된 사업내역이 누락, 집행부(예산부서)가 의회 사무국에 의문을 제기하자 뒤늦게 알아채는가 하면 주말 일정으로 부랴부랴 의사일정 변경 및 번안동의 절차 등 의원들간 소통 부재까지 불러왔다.

결국 15일 오후 소집된 3차 예결위 회의에서 사무국에 대한 거센 추궁과 함께 의원들간 불꽃 신경전이 벌어졌다. 

회의에 앞서 맹의석 의원은 의사발언을 통해 "오늘 예결위가 다시 열리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지난 12일 예결위 예산삭감내역 정리제출을 누락해 재차 위원회를 다시 개최하는 사안은 가볍게 볼 상황이 아니다"고 말문을 열었다.

맹 의원은 "전체적인 의회 사무국의 업무불감증과 당일 아침에 더민주당만의 의장님께서 더민주당 의원들을 모아놓고 학습한 것으로 보여지는 내용을 서둘러 통과시키기 위한 생각밖에 없어 위원들조차 누락 내용에 대해 제기할 생각도 못하고, 신속히 예결위를 마무리하는데만 급급해 발생한 중차대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문제 발생시 해당 복환위 심상복 위원장(한국당)에게 보고하지 않고 예결위원들에게 지난 토요일 전화상으로 오늘 다시 위원회를 열어 처리해달라고 얘기하는 의회 사무국은 자격미달로 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본 의원은 사무국의 책임자 추궁과 의장님과 예결위원장의 입장표명을 촉구한다"며, 유용일 사무국장을 발언대에 세워 잘못된 사안을 뒤늦게 집행부를 통해 알게 된 점과 해당 심상복 상임위원장에게 보고하지 않은 점을 집중 추궁했다.

이어 이의상 의원은 "우리 예결위원들의 실수 통감한다. 의도적인 누락이 아니었더라도 아쉬움과 실망감을 준 것은 사실이다"며 "맹 의원의 지적처럼 사후 처리에 소극적이고 접근방식도 무책임하다"고 맹 의원의 발언에 힘을 보탰다.

그러더니 "의도적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기획행정위원회에서 삭감됐던 승마체험사업이 왜 또다시 거론되는지 의아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의 발언은 3차 예결위는 복환위 5건 삭감내역 누락에 따라 불가피하게 마련된 자리인데, 회의에 앞서 상임위에서 삭감됐고 지난 12일 2차 예결위에서도 예산 삭감이 인정된 축수산과의 승마체험사업이 다시 거론되는 얼토당토 않는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김희영 의원은 "의회 사무국과 우리 의원들의 잘못이다. 이런일이 재차 이뤄지면 안된다"며 "의회 사무국장님이 '책임지겠다. 방법 강구와 직원 교육 강화하겠다'는 말에 사실 큰 아쉬움이 남는다. (의원들에 대한) 질타가 오고 있는데 반성을 다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반성과 함께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때 맹의석 의원의 의사발언(의장님이 민주당 의원들을 모아놓고 학습한 것으로)을 두고 최재영 의원은 "고의로 누락을 했다는게 무슨 의미냐"며 따지고, 김미영 의원은 "의장님의 입장 표명은 해당 발언 철회부터 해달라" 등 소통 부재에 따른 실랑이로 두차례 정회가 선언됐었다.

<아산데스크>가 맹 의원에게 실랑이를 벌인 의사발언 경위를 묻자 "지난 12일 보통 9시 회의를 하는데 공교롭게 좀 일찍왔다. 8시30분쯤 민주당 의원들 의장실에 예산서 들고 우르르 몰려 간 모습을 봤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속내를 토로했다.

유용일 사무국장은 "입이 열개라도 할말없다. 사람이라 실수했고, 향후 방법 강구 및 직원 교육 강화하겠다"며 "책임 질 부분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고개를 수그렸다.

또 김미영 위원장은 회의에 앞서 "예결위원장으로 자료를 잘 살펴봤어야 하고, 상임위에서 심도 있게 10시간 동안 논의됐던 사안이 누락될거라고 생각못했다"며 "잘못됐다. 하지만 일부러 누락할 정도로 비양심적이진 않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아울러 김영애 의장의 입장표명은 16일 열리는 제211회 임시회 2차 본회의 인사말을 통해 유감을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3차 예결위는 안정근 의원의 의사일정 변경의 건 상정 및 복환위 5건이 누락된채 의결된 사항을 시정하기 위해 번안동의안을 접수, 최종적으로 추경예산안 심사에서 일반회계 15건 9억8천587만6천원과 특별회계 1건 5천만원 삭감 및 예비비 증액을 가결하며 산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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