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고교 평준화 여론 ‘언론 재갈 물리기’로 선회?
아산 고교 평준화 여론 ‘언론 재갈 물리기’로 선회?
  • 이재형 기자
  • 승인 2020.06.03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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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거절한 언론, "허위사실 가까운 과장 광고를 어찌하나" 비판
아산교육지원청 전경
교육감전형 언론 광고 집행을 시도하고 있는 아산교육지원청 전경

아산 교육감전형(고교 평준화) 시행 찬반 여론조사를 앞두고 과도한 찬성 여론 조장(助長) 및 선동(煽動)에 학부모들의 볼멘소리가 거세진 가운데 급기야 교육청이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를 일삼아 빈축이다.

[관련기사 : 아산 고교 평준화 여론 ‘조장·선동’…학부모들 볼멘소리(본보 5월 19일)아산 교육감전형 설명회, 이번엔 학부모들 ‘기만극’(본보 5월 27일)]

다시 말해 충남교육청(아산교육지원청)이 아산지역 언론인들을 상대로 접근해 회사별 20~30만원의 광고비를 미끼로 던지며, 허위 과장 광고 논란에 휩싸인 교육감전형 홍보 디자인을 언론 배너 광고로 의뢰할 조짐에 일부 언론인들의 불만이 터져 나온 것이다.

우선 김지철 충남교육감의 대표적 공약인 교육감전형(평준화)은 고등학교별로 학생을 선발(학교장전형)하지 않고 교육감이 입학전형을 실시하는 것으로, 교육감이 아산지역 일반고 총 정원만큼 학생을 선발해 학생 희망 순서에 따라 전산 추첨으로 학교를 배정한다.

또 오는 17일부터 중학교 1·2학년 학생과 학부모, 중·고교 교직원 등 찬반 여론조사를 실시한 후 65% 이상 찬성하면 조례 개정 및 학교군 설정 고시, 고입전형 기본계획 공고, 원서 접수 추첨 배정, 2022년 3월 배정 고등학교 입학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교육청은 '교육감전형을 2022학년도부터 실시한다'며 버스 광고를 비롯해 리플렛 및 현수막 홍보 등 찬성 여론 조장을 일으켜 학부모들의 형평성 논란이 일자 '2022학년도부터!'란 문구로 정정해 홍보했지만, 학교장 및 교육감전형의 장단점과 교육감전형 설명회에서 질의응답 시간을 요구했던 학부모들의 바램을 묵살해왔다.

결국 교육청의 신뢰에 낙심한 학부모들은 의원들을 향하게 됐고, 일찍이 교육감전형 공개 지지 발언을 내뱉은 강훈식 의원에겐 접근하지 못한채 이명수 의원을 통해 오는 10일 오후 2시 아산시청소년교육문화센터에서 교육감전형 관련 토론회가 개최된다.

이런 과정에서 일부 언론은 도교육청의 교육감전형 관련 홍보 디자인에 시가 앞장선 듯한 '아산시청 캐치프레이즈'가 삽입돼 있는 등 '주입식 인지' 허위 과장 광고 의혹을 보도, 교육 행정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되는 추세였다.

그래서인지, 아산교육지원청은 지역 언론인들에게 20~30만원의 광고비를 제시하며 '교육감전형 언론 광고'를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마디로 학부모들에게 제대로 된 설명은 뒷전인채 김지철 교육감의 공약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에 학부모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언론에 재갈을 물려 입 다물게 하고 찬성 여론을 호도하려는 꼼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아산지역 한 언론인은 "지난 교육감전형 설명을 위한 교육지원청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광고 집행 얘기가 언급됐었다. 그 이후 진행사항은 잘 모르겠다"고 귀띔했다.

교육감전형 관련 허위 과장 광고 의혹을 보도했던 우리들뉴스 박상진 발행인이 언론 광고로 재갈을 물리려는 교육청의 행태에 SNS에 공개 비판했다. 

또 허위 과장 광고 의혹을 보도(http://www.urinews.org/112716)했던 우리들뉴스 박상진 발행인은 "'우리(언론인)가 돈이 없지, 가오(폼의 속된 표현)가 없나'는 연극계에서 쓰던 말인데… 충남교육청의 아산 교육감전형은 미정인데다 6월 중 여론조사를 앞두고 있다"며 "그런데 이따위 광고를 하자고 전화가 와서 거절했다. 아무리 목구멍이 포도청이라지만, 허위사실에 가까운 과장 광고를 어찌 하겠나"고 SNS에 공개 비판했다.

이에 대해 아산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교육감전형 관련 언론 홍보 계획을 갖고 모임으로 구성된 언론은 간사 등을 통해 협의 및 개별적 언론도 있어 여부를 확인하는 단계"라며, "지역 인터넷 신문 홍보 배너에 22만원 집행 할 계획에 참여 여부를 (우리들뉴스에) 물어봤는데 거절한 것으로,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였다"고 말했다.

이어 허위 과장 논란에 휩싸였던 기존 홍보 디자인을 언론 광고에 사용 할 계획인지 묻자 "아직 언론에 집행 및 배포하지 않았다"며 "충남도교육청에서 몇 개의 디자인을 받았다. 고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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